수영장 관리
안나...
안나
어디서든 널 마주칠 것 같아
가끔 이런 생각을 해
네가 같은 동네에
내가 모르고 있는 거라고
아주 가까운 곳에
니모, 내 목소리 들려?
안나
90일이 지났다
기내 컴퓨터가 동면 중인
승객들의 신진대사를
어떤 개구리는 겨울 내내
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데
그 개구리들은 봄이 오면
해동되어
기내 컴퓨터에
화성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
편안한 잠 주무시고
입고 계시던 수면복은
라운지로 오시기 바랍니다
잠시 후
화성에서의 여정을
화성이 가장 안 좋은 점은
아무 일도 없다는 거다
시간이 멈춘 듯 공허했다
할 일이 별로 없어 보이네
스도쿠 퍼즐이나 가져올걸
낮이다
낮이 됐다
해가 뜬 거다
왼쪽보다 오른쪽이 더 따뜻하다
아침에 왔던
향수가 다르다
손이 부드럽다
엘리스?
엘리스 맞아?
이러면 안 돼
- 난 스테파노를...
아무 말도 하지 마
내가 널 사랑해
널 위해 화성에 갈게
약속해
산책이라도 나갈까?
다 싫어
전부 다
- 난 끔찍한 여자야
- 절대 끔찍하지 않아
우리 애들을 생각해 봐
달래려고 하지 마
난 왜 이럴까?
뭐가 문제지?
엄마는?
피곤해서 좀 자겠대
- 엄만 맨날 피곤해
우울증 도졌어?
우울할 때도 있는 거지
확실히 말하는데
엄마가 또 정신 줄 놓으면
퀴즈 내 볼 사람?
없어?
아빠가 낼게
살고 있는데
있을 거라고
개구리와도 같은
관리중이다
꽁꽁 언 채로 지낸다는
다시 살아 움직인다고 한다
'동면 해제'란 글이 떴다
상쾌하게 깨셨지요?
수면 캡슐 안에 두시고
회복실에 도착하시어
준비하시겠습니다
간호사가 아니다
- 쉿
- 아니야
- 더는 이렇게 못 살겠어
더 죄책감 든다고
- 맞아, 맨날 그래
집 나가 버릴 거야